"여의도와 광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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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686회 작성일 17-05-2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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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칼럼

여의도와 광저우

찬바람 부는 여의도
지금 여의도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여당과 야당이 사생결단으로 싸우고 있다. 내년 예산을 다루어야 하는 매우 중요한 국회일정을 내팽개치고 서로 자기 허물은 감추고 남의 허물 들추기에 바쁘다. 자기주장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코흘리개 아이들처럼 징징거리고 있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참고 바라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여의도를 보고 산다는 것이 불편하다. 
우리나라 사법제도는 잘 되어 있다. 돈있고 권력 있으면 절대로 억울한 일은 당하지 않는다. 감옥에 갇혀도 금방 걸어 나온다. 감옥에만 가면 없던 지병이 생기고 병보석이라는 이름으로 줄줄이 감옥바깥으로 나온다. 권력가진 사람들이 도대체 무엇을 걱정하는지 모를 일이다. 후원금을 10만원씩 ‘쪼개어’ 국회의원 후원계좌로 보내거나 아니면 천만원 단위의 현금을 ‘쪼갤’ 이름을 담은 명부와 함께 주었다는 데도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고, 여당 야당 가릴 것 없이 조사하는 데도 검찰이 야당을 탄압한다고 주장하니, 여의도 사람들은 어떤 초등학교를 졸업했는지 무척 궁금하다. 신문에 난 한글로 된 기사는 전혀 독해에 어려운 구절이 없는데, 왜 그렇게 이해가 다른 것일까? 후배검사에게 사건관련자를 소개하고 그랜즈 자동차를 받은 게 사실이라는 데 왜 무죄가 되는 것일까? 법에 대한 집행은 모르지만 검사가 아니면 법해석조차 할 수가 없다는 말인가? 청와대, 민간인 사찰, 대포폰은 도대체 무슨 말인가? 여의도에는 알다가도 모를 말들이 난무한다.
이상한 것은 여의도만이 아니다. 강이 흐르는 지역의 군수들은 모두 4대강 사업을 해야 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강(江)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도회지 사무실에 앉은 도지사는 죽어라고 사업을 반대한다. 더 이상한 것은 사업을 반대하지만 사업시행권은 내놓지 못한다며 법정투쟁을 하겠다고 나선다. 반대에 논리가 없다. 논리부족은 정부도 마찬가지다. 정당한 일이면 왜 설득하지 못하며, 타당하면 왜 압도하지 못하는 것일까? 남북의 언어처럼, 우리나라는 더불어 살아도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느낌이다. 각기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고 있다. 갑갑하기 짝이 없다.

훈풍이 부는 광저우
그런데 중국의 광저우는 다르다. 거기는 지금 훈풍이 불고 있다. 박태환 장미란 같은 착실한 그리스도인들과 체조 수영 펜싱 야구 축구 유도 태권도 사격 등에 나선 대한의 아들딸들이 용기와 지혜를 가득 담은 달콤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보다 인구가 두 배 이상 많고 세계 경제의 큰손인 일본이 우리 선수들 때문에 기를 쓰지 못한다. 시원하다 못해 뜨거워질 판이다. 여의도와는 너무나 다르다. 
장미란. 우리가 가 보았던 예수사관학교에 기념관을 가진 ‘국민 역사(力士)’. 그녀는 전도사로 활동하다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어머니 이현자씨에게 소중한 금메달을 바쳤다. 본인도 허리디스크를 안고 있었지만, 소문난 '효녀' 장미란은 태릉에서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도 수시로 병원에 들러 어머니를 간호했다. 전국체전 직전이던 10월3일(일)에는 하루 종일 어머니 곁을 지켰다. 역도 선수에게는 휴식도 훈련의 일환이다. 하지만 1주일에 딱 하루 있는 휴일마저 바친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태릉으로 돌아가면, 장미란은 어머니를 위해서 더 이를 물었다. 허리부상에도 투혼을 펼쳐야 했던 이유다. 딸의 극진한 마음씀씀이 속에 병세가 호전됐지만, 또 다른 비보가 날아들었다. 어머니는 폐렴까지 앓게 됐다. 결국 다시 입원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가족은 이 사실을 장미란에게 숨겼다. 장미란의 아버지 장호철 씨는 "아시안게임 앞두고 (장)미란이 마음을 무겁게 할까봐 그랬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어머니도 딸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는지, 경기가 다가올수록 건강을 회복했다. 결국 딸의 경기를 이틀 앞둔 17일, 퇴원수속을 밟았다고 한다. 이현자 씨의 헌신적인 딸 뒷바라지는 이미 역도계에서 유명하다. 장미란은 세계선수권(2005·2006·2007·2009년)과 올림픽(2008년)에 이어 아시안게임마저 정복하며 여자역도의 그랜드슬램 위업을 달성했다. 기도하는 장미란에게서 여의도 사람들은 배울 것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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