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건너편으로 가게 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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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939회 작성일 16-09-2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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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건너편으로 가게 하는 것은

지난 8월 20일 이용준이라는 한 젊은 그리스도인이 경기도 성남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난 해 11월 초 기침이 심해 폐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하러 갔던 병원에서 난데없이 담도암 4기라는 잔인한 판정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자세히 알아보니 폐와 뼈까지 전이된 상황이기도 하였습니다. 10개월 정도의 투병기간을 보낸 이용준씨는 끝내 닥쳐온 죽음을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을 생각하게 하였음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아내와 어린 두 자녀를 가진 38세의 가장으로서, 지난해 처음 발견한 암 진단결과를 그는 어떻게 받아 들였을까요?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며 자연스레 하나님을 원망하게 되지는 않았을까요? 그는 젊음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앞서 헌신하는 삶을 살았었습니다. 하나님이 그를 좀 더 오랫동안 지켜주셔야 했습니다. 하나님을 위해 일하겠다며 신학교(장로회신학대 신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기독교 포털 갓피플에서 기독교 음반 담당자로 10년 넘게 헌신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39세에 생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그의 죽음이 알려진 것은 마지막 그의 삶이 강렬했기 때문입니다. 암 진단을 받은 직후인 지난해 11월 4일부터 그는 페이스북(facebook.com/azazkoz?fref=ts)에 투병일기를 적어나갔습니다. 죽음을 앞에 둔 그가 하는 생각의 흐름을 투명하게 볼 수 있게 했습니다. 그가 남긴 기록은 질병에 대한 원망이나 억울함을 토로하는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정반대였습니다. 그 처절한 고통 속에서도 그는 지난 삶을 회개하고, 신앙인으로서 감사와 기도를 통해 병마와 싸운 과정을 남겨 주어 우리에게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담도암 12일째, 이 시기를 주님이 주신 새 삶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의 필요만을 주님께 구하여 연명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질병을 새 삶의 시작으로 바라보는 그의 영은 너무 맑습니다. ‘주님만 바라볼 시간이 아직 있으므로 언젠가 죽는다 해도 축복입니다.’ 주님 바라볼 시간이 남았으니 축복이라.... 물론 그가 항상 의연했던 것은 아닙니다. 암 발병 사실을 알리며 어머니 품에서 어린아이처럼 울었다고 했습니다. 계속되는 통증에 두려워하며 ‘주여 속히 나에게 오소서. 내가 낫기를 간절히 원하나이다’라고 간구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병세가 악화되는 과정에서도 감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난 6월 29일에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드리는 감사의 기도’란 제목으로 ‘주님, 예정된 치료를 마치고 오늘도 자리에 앉았습니다. 모든 것이 소망과 희망을 주는 것이라 믿고 또 믿습니다’라고 했습니다.
7월 6일 그는 ‘물 한 모금이 너무나 감사한 시간입니다. 입술이 간신히 마르지 않을 정도로 흐르는 물이 주님이 주신 생명수 같습니다. 오직 기도와 예수의 보혈로 내 몸을 덮습니다’고 기록합니다. 물조차 몸이 용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그의 신앙은 흔들리지 않았음을 볼 수 있습니다. 통증이 깊어가는 7월 19일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교만의 선봉에 서지 않고, 찬양의 제사장이 되어 이 영적 전쟁으로 나아갑니다.’
그는 지난 8월 20일 죽음을 맞았지만 이야기의 끝은 아니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동시에 나름대로의 각오를 밝혔습니다. “투병 중에도 남긴 기도와 묵상, 고통 중에도 끝까지 주님을 신뢰하며 믿음의 고백을 (했음을) 기억하며 저 역시도 그렇게 살아가길 소망한다.” 용준씨가 병마와 싸우며 신앙인으로서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한 과정은 크리스천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가 쏟아지는 세태에 큰 울림이 됩니다. ‘주가 나를 돌보사 내게 복을 주셨네…그의 이름 거룩하며 그의 긍휼 영원하네.’ 용준씨의 아내는 지난 4월 이 찬양을 발표한 찬양사역자 김명선씨. 복음의 능력은 삶의 끝자락에서 가장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죽음 너머를 볼 수 있는 길로 인도하는 사역, 그게 바로 새 생명 축제의 핵심입니다. 우리 모두 그 축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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