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테러: ‘종교 자체에 문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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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343회 작성일 16-08-0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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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테러: ‘종교 자체에 문제 있다’?
종교테러가 시작됐다
지난 7월 27일자 조선일보 ‘만물상’란에 김태익 논설위원이 ‘종교테러’라는 제목을 글을 올렸다. 그는 글을 시작하면서 이른바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祝日)의 대학살“에 관한 이야기를 언급하며 ‘종교테러’에 초점을 맞추었다. 544년전 그 참혹한 대학살 사건이 일어난 곳 역시 ‘생제르맹 록세루아’라는 파리의 한 성당이었다. 1572년 8월 24일 일요일 새벽 1시 30분 이 성당의 종을 신호 삼아 구교(舊敎)인 가톨릭 세력이 신교도(新敎徒)인 위그노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파리에서만 신교도 3,000여 명이 목숨을 잃은 ‘집단 테러 사건’이 이렇게 일어났다. 가톨릭은 종교개혁의 정신을 이어가는 위그노들을 광기(狂氣)에 젖은 모습으로 탄압했고 위그노들은 목숨 걸고 저항하면서 프랑스 전체가 전쟁 상황에 빠져들었다. 온 국민이 두 종교로 나뉘어 서로에게 증오와 불신을 드러내었다. 피를 나눈 가족끼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국적으로 10만여 명이 희생됐고 약탈과 강간이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신교도였던 앙리 4세가 왕위에 올라 신교와 구교 모두에게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는 소위 ‘낭트 칙령’을 발표하면서 갈등은 잦아들었지만 나라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후였다.
이 이야기는 최근 프랑스에서 일어난 사건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 26일(화)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지역 성당에서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이 미사를 집전하던 88세 신부를 칼로 참수(斬首)한 사건이 벌어졌다. ‘종교테러’가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 김태익씨가 내리는 이 사건에 대한 평가와 그 속에 흐르고 있는 논조가 조금은 이상하다. ‘이슬람국가’ 조직원이 아무 이유 없이 인구 2만 8천명의 평범한 작은 도시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이름 없는 한 신부의 목을 베어 살해한 것은 천인공노할 반인륜적 범죄요 그 어느 나라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전 세계의 비판이 쏟아지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김씨의 주된 관심은 다른 곳에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일방적 횡포에 어이없이 죽어간 신부가 종교테러의 희생자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종교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종교를 전쟁에 이용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십자군 전쟁을 비롯해 역사상 종교가 발단이 된 수많은 전쟁을 돌아볼 때 종교는 과연 선(善)하고 의(義)롭기만 한 것일까. 종교 자체에 내재한 문제는 진짜 없는 것인지 다시 묻게 된다.”
그는 이번 사건이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만행이라고 말하면서도 슬그머니 다른 곳을 건드린다. 필자가 관심을 가지는 그의 마지막 질문을 들어보라. 그는 종교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종교를 전쟁에 이용하는 사람들이 문제라는 인식을 하고 있으면서도, 테러를 일으키게 하는 종교에 근본적인 문제가 없는지 묻는다. “과연 종교는 선하고 의롭기만 한 것인가?” “종교에 내재한 근본적인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는가.”
테러하는 종교는 종교 아니다
지금은 이슬람이 문제를 일으키지만 중세에는 가톨릭교회도 그러지 않았는가 묻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예 모든 종교의 가치를 싸잡아 비난하려는 모양새다. 종교는 본래 의롭지 못한 세상에서 인간이 당하는 고통을 자신의 경험이나 능력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초월적인 힘을 믿고 의지함으로써 해결하려는 태도를 갖게 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종교라면 절대적 선과 의로움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사이비일 뿐 종교는 아니다. 성경을 ‘그 책’(the Bible)이라고 부르는 것은 성경만이 바로 그 절제 선을 추구하게 하는 ‘절대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온 인류는 절대 진리에 적극적으로 응답할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가 도전적으로 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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