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패배주의 극복의 원동력을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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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성구 댓글 0건 조회 3,634회 작성일 16-01-24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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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패배주의 극복의 원동력을 제공해야 한다
기대와 소망을 걸었던 2015년
해방 70년, 분단 70년. 대한민국 현대사를 압축하는 두 마디에 우리의 기대와 소망, 안타까움까지 담고 2015년 한 해를 걸어왔다.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 포로로 잡혀간 지 70년 만에 해방되었던 것을 기억하며, 우리 민족에게도 동일한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기도해왔다. 그런데 아직 우리의 기도에 응답이 없다. 해방되었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남아있는 일본과 어떻게 하든 맺힌 관계를 풀어야 하는데 아직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아베정권의 보수성이 갈수록 더욱 단단해지는 느낌이고 우리 쪽에서는 더 이상 아무 말이 없다.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1992년 1월 8일부터 매주 정신대 피해자를 위한 수요정기집회를 시작한지 23년이 넘었지만 일본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있다. 이제 모두 80세가 훨씬 넘은 위안부 피해자들은 한 분 한 분 세상을 떠나고 있으니 이러다가는 모든 사람의 기억에서 완전히 잊혀 지게 될 날도 멀지 않은 느낌이다.
분단 70년간 꽉 막혀있는 북한과의 관계는 이리저리 돌아 제자리 걸음이다. 퍼주어도 닫아걸어도 북한은 더 과격해 질 뿐 남북 관계는 한발자국도 앞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 눈치조차 볼 사람이 없고 점점 더 괴팍해지는 김정은이 무슨 일을 벌일지 알 수가 없다. 한 가지 분명해지는 것은 북한이 바라는 것은 오로지 돈 뿐이라는 사실이다. 모처럼 열린 당국자 회담에서 그들은 노다지를 캐는 데만 관심을 보여 ‘금강산 관광 재개’만 요구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사회주의 이념이나 주체사상 같은 것은 더 이상 그들의 관심사도 아니고 그들의 체제를 떠받칠 수 있는 효용성을 발휘하지도 못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뭉치 돈이 들어가면 그것으로 미사일, 핵개발에 더 열을 올릴 것이 뻔하니 남북의 관계는 진전을 볼 수가 없다. 70년이 지나고 한 해의 마지막 시점에 이르러도 일본, 북한과의 관계는 전혀 진전이 없고 캄캄하기만 하다.
진전 없는 역사의 현장
우리 내부 사정도 어둡기는 마찬가지이다. 일본, 북한과의 관계가 꼼짝달싹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생산 활동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 기름 값이 급격하게 하락하여도 세계나 우리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정도로 경제전망이 어둡다. 국내정치도 앞이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국가 경영의 방향을 두고 여야는 언제나처럼 일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제 곧 문을 닫게 될 19개 국회는 역사상 최악의 국회로 이미 낙인이 찍혔다. 세계의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는 데도 국회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정부가 국회를 설득하지 못하는 것인지, 국회가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인지 불법시위만 계속되게 만들고 있다. 북한인권법은 몇 년이나 되었는지 셀 수도 없을만큼 세월이 지나도 통과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할랄식품을 핑계로 이슬람이 우리나라에서 판을 치도록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다. 하필 복음화율이 제일 높은 곳 중의 하나인 익산에 대규모 할랄식품단지를 조성하도록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힘을 쓰고 있어 지역 교계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국가의 장래를 위하여 가장 힘있게 일해야 할 젊은 세대들은 지금 주눅이 들어있다. 기를 펴지 못한다. 일자리를 얻기가 힘들고 어렵게 얻어도 지속할 힘이 없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15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2014~ 2024 대학 전공별 인력 수급 전망“을 통해 \"2014~2024년까지 10년 동안 4년제 대학 및 전문대 등 대졸자 79만여명이 노동시장의 수요를 초과해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가 너무 많고 필요하지 않은 부분의 전공자가 너무 많이 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 앞에 사람들은 세상이나 교회나 가릴 것 없이 점점 패배주의에 빠져들고 있다. ‘3포 세대’ (연애 결혼 출산 포기), ‘5포 세대’(+취업 주택)라는 말이 난무한다. 청년들이 주눅 들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은 걸핏하면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회의원까지 막말을 주고받으며 국가의 자존심을 예사로 짓밟는다.
패배주의를 극복하라
한국교회의 상황은 어떠한가? 한국교회도 어둡기는 마찬가지이다. 어디 한군데라도 맑고 밝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성장만 강조해 온 한국교회가 부정적인 수치(數値) 앞에 당혹감을 느끼지 시작한지 꽤 시간이 흘렀다. 전반적으로 교회의 성장은 멈추었을 뿐 아니라 감소국면에 접어 들었음을 말해주는 지표가 속속 제시되고 있다. 무엇보다 주일학교의 쇠퇴는 보통문제가 아니다. 주일학교를 열지 못하는 교회가 수두룩하다. 교단마다 주일학생들의 숫자가 인구감소율보다 더 빠른 속도로 줄어가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대형교회들이 예배학적으로 생각해볼 점이 많은 소위 청년들의 입맛에 맞는 ‘청년예배’를 드리면서, 작은 교회의 청년들을 전부 흡수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그 때문에 작은 교회들은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들을 찾을 수가 없다. 동네마다 아이들이 줄어드는 데다 교사역할을 할 사람들도 없으니 작은 교회들은 주일학교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교회의 예산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 선교사들은 스스로 앞으로 10년후에는 오늘과 같은 후원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하고 있다. 한국교회에 패배주의가 스며들고 있다.
외적 성장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안을 들여다보면 더 한심하다. 한국교회는 이미 세상으로부터 존경을 잃어버렸다. 자기들의 지도자들을 부끄러워하는 교회가 적지 않다. 한국교회의 분열상은 기록적이다. 정부가 누구를 기독교의 대표로 불러야 할지 혼란스러워한다. 세상법정에 선 교회와 지도자들이 수두룩하다. 욕심으로 건축하였다가 매물로 나온 예배당도 많다. 불법 탈법 편의주의에다 부도덕한 일들을 저지르는 경우도 너무 많이 노출되고 있다. 150만원을 내면 지금 당장 조건없이 목사안수를 받을 수 있다. 한국교회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 패배주의에 사로잡히는 것이 별로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이다.
금년 12월 25일은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고신 복음병원의 설립에 참여한 장기려박사가 귀천(歸天)한지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갑자기 정년단축을 당해 쫓겨나면서도 그는 자기자리를 차지한 후배나 법을 바꾼 총회장, 이사장을 원망하지 않았다. 패배주의에 빠져들지 않았다. “새로운 사명을 가지고 복음병원 원장직을 물러납니다.” 늘 새로운 사명을 발견하고 달려간 믿음의 사람들이 우리 앞에 서 있다. 해방 71년을 맞는 새해에는 고난을 거뜬히 이겨낸 역사를 따라가는 고신이 한국교회와 사회 앞에 패배주의 극복의 원동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여전히 우리의 영원한 소망이 되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2015.12. 마지막호 기독교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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