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잃어버린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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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270회 작성일 13-12-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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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을 잃어버린 사람들
만델라와 장성택
지난주일 칼럼을 쓰면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죄수 만델라’, ‘반(反)인종차별주의자 만델라’가 사랑과 용서의 화신이 되었다는 역사의 반전 소식을 다루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는 하기도 좋고 듣기도 좋습니다. 즐겁습니다. 인간승리의 소식이라 시원합니다. 연약한 인간, 탐심으로 가득한 인간, 유혹을 벗어나지 못한 인간으로서 어쩌면 그렇게 억울한 일을 당하고서도 느긋한 마음으로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는지 신비하기까지 합니다. 성탄 계절에 그런 소식을 들을 수 있음이 행복이었습니다. 사형선고 받아 27년간 감옥생활을 하던 죄수가 세계를 감동시킨 인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마치 예수님의 존재를 입증해 주는 것 같아 더욱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간은 영 기분이 말이 아닙니다. 한 번 만나본 적도 없고 그에 대해 아는 것도 없지만 북한에서 최고의 지위를 누리던 장성택이 속절없이 죽어갔다는 이야기는 같은 동족으로 듣기에 민망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얼마 전까지 남쪽으로 내려오기도 하였던 인물이고 40년간 북한에서 최고의 권력을 누렸던 사람이 순식간에 반역자로 낙인찍혀 팽당한 채 죽임을 당한다는 것은 어이없습니다. 혼자서 온갖 정치적 경제적 도덕적 죄를 다 뒤집어쓰고 버림을 받는 것을 보노라면 정말 인생무상을 느끼게 됩니다. 수많은 질문이 스쳐갑니다.

- 어떻게 40년간 권좌에 있던 사람을 순식간에 흉악한 사람으로 몰아버릴 수 있는가?
- 어떻게 그런 죄목을 가진 사람이 지금까지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는가?
- 어떻게 사람을 며칠 만에 단 한차례의 재판을 통해 목숨까지 끊어버릴 수 있는가?
- 어떻게 인간으로서 자기의 친 고모부, 자기를 도와 온 사람을 처형할 수 있는가?
만델라보다 중한 사형을 선고받기는 했지만, 만델라는 감옥에서도 존경을 받았고 27년간 옥살이를 하고서도 살아남았고 대통령까지 지낼 수 있었습니다. 흑인과 백인이 극한 대립을 하던 상황에서도 그는 최악의 상황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장성택은 최고의 자리에서 잡힌 지 나흘 만에 꼼짝없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누구하나 변명해 줄 사람도, 시간도 없이 그냥 무너져 내렸습니다. 만델라는 실제적으로 무장투쟁을 벌이다 잡혔지만 살아남았고, 장성택은 쿠데타를 일으키려했다는 말만 무성한 채 죽어갔습니다. 북한이라는 곳은 세계 어느 나라와도 비교가 안 되는 인권의 사각지대임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의 목숨이 하루살이 같은, 살벌하기 짝이 없는 북한의 본모습이 그대로 노출되었습니다.
비정상인이 지배하는 나라
김정은의 폭거 때문에 우리는 몇 가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모부를 죽이는 사람이 정상일 수 없는데, 그가 과연 제대로 통치를 할 수 있을 것인가? 공포정치는 결국 자신도 공포에 떨게 될 것인데, 공포에 휩싸인 북한 권력층이 과연 제대로 나라를 끌고 갈 수 있을 것인가? 장성택이 불순분자라면 결국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말인데, 김정은은 누구를 믿고 누구와 함께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믿음이 사라진 북한입니다. 생명이 의미를 갖지 못하는 곳이 되었습니다. 모든 면에서 불확실성이 너무 커졌습니다. 모두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한반도가 다시 화약고로 변한다? 우리의 기도가 바빠져야 할 것 같습니다. 평화의 왕이 그곳에 임하도록 기도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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