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거리가 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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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252회 작성일 14-01-11 16:53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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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칼럼 “빛“] 갈등거리가 된 역사
교학사가 만든 국사 교과서 때문에 일선 고등학교가 갈등을 겪고 있다. 소위 보수진영에서 만든 교과서라는 이유로 채택하지 말라는 압력이 곳곳에서 밀려들어 채택을 하려던 거의 모든 학교가 방침을 바꾸었다는 소식이다. 확실히 대한민국은 이제 전혀 다른 종류의 갈등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우리는 영남과 호남이라는 지역갈등 때문에 가슴앓이를 해 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내각을 구성할 때마다 어느 지역 출신이 어떤 자리를 차지했는지를 두고 항상 으르렁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인터넷시대가 되면서는 사이버 공간에서 상대를 향한 비난, 비하, 욕설이 난무하였다. 그러나 양식 있는 사람들은 이런 행동을 옳지 않게 생각하고 지역갈등을 해소하겠다고 소리를 높여 왔다.
그러나 근년 들어 갈등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종전의 지역주의보다 훨씬 치열한 논란이 필연적으로 이어지게 되는 보수와 진보의 사상 논쟁이 끊어질 줄을 모른다. 종북 친북 논쟁에서 파급되어 이제는 사사건건 보수와 진보로 갈려 싸운다. 그 연장선상에서 국사교과서 파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근대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해석 논쟁이 아이들에게로 이어지고 나라의 정체성 문제로까지 미치고 있다. 지금은 진보 쪽이 이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게 이야기의 끝일 수는 없다.
문제의 핵심은 무엇일까? 좌우의 이념적 논란을 지나 역사적 사건에 대한 감정적 대립을 느끼게 하는 교과서 논쟁의 핵심은 “인간“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 아닌가 싶다. 지금 소위 보수 진보 양측은 서로가 만든 교과서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다. 양쪽 모두 사실(史實)을 잘못 기술하여 지적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서로 상대방의 과오를 지적하면서 기실은 자신의 정당성을 과도하게 강조하고 있다. 상대방의 해석은 모조리 틀렸고 자신들의 주장만이 역사를 바르게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자신의 과오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해야 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법인데, 오늘 우리나라의 소위 지성인들은 자기 합리화에 바쁠 뿐 타인의 지혜를 존중하지 않는 우를 범하고 있다.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빌립보서 2:3)는 성경의 말씀은 우리 모두가 자신에게 허물이 많음을 인정하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새해에는 여야 정치인을 비롯한 우리 모두가 “자기 눈의 들보“를 먼저 제거하고 난 후에 “남의 눈의 티끌“에 관심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 이 글은 2014년 1월10일(금) 부산일보에 게재되었습니다.
[종교인칼럼 “빛“] 갈등거리가 된 역사
교학사가 만든 국사 교과서 때문에 일선 고등학교가 갈등을 겪고 있다. 소위 보수진영에서 만든 교과서라는 이유로 채택하지 말라는 압력이 곳곳에서 밀려들어 채택을 하려던 거의 모든 학교가 방침을 바꾸었다는 소식이다. 확실히 대한민국은 이제 전혀 다른 종류의 갈등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우리는 영남과 호남이라는 지역갈등 때문에 가슴앓이를 해 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내각을 구성할 때마다 어느 지역 출신이 어떤 자리를 차지했는지를 두고 항상 으르렁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인터넷시대가 되면서는 사이버 공간에서 상대를 향한 비난, 비하, 욕설이 난무하였다. 그러나 양식 있는 사람들은 이런 행동을 옳지 않게 생각하고 지역갈등을 해소하겠다고 소리를 높여 왔다.
그러나 근년 들어 갈등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종전의 지역주의보다 훨씬 치열한 논란이 필연적으로 이어지게 되는 보수와 진보의 사상 논쟁이 끊어질 줄을 모른다. 종북 친북 논쟁에서 파급되어 이제는 사사건건 보수와 진보로 갈려 싸운다. 그 연장선상에서 국사교과서 파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근대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해석 논쟁이 아이들에게로 이어지고 나라의 정체성 문제로까지 미치고 있다. 지금은 진보 쪽이 이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게 이야기의 끝일 수는 없다.
문제의 핵심은 무엇일까? 좌우의 이념적 논란을 지나 역사적 사건에 대한 감정적 대립을 느끼게 하는 교과서 논쟁의 핵심은 “인간“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 아닌가 싶다. 지금 소위 보수 진보 양측은 서로가 만든 교과서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다. 양쪽 모두 사실(史實)을 잘못 기술하여 지적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서로 상대방의 과오를 지적하면서 기실은 자신의 정당성을 과도하게 강조하고 있다. 상대방의 해석은 모조리 틀렸고 자신들의 주장만이 역사를 바르게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자신의 과오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해야 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법인데, 오늘 우리나라의 소위 지성인들은 자기 합리화에 바쁠 뿐 타인의 지혜를 존중하지 않는 우를 범하고 있다.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빌립보서 2:3)는 성경의 말씀은 우리 모두가 자신에게 허물이 많음을 인정하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새해에는 여야 정치인을 비롯한 우리 모두가 “자기 눈의 들보“를 먼저 제거하고 난 후에 “남의 눈의 티끌“에 관심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 이 글은 2014년 1월10일(금) 부산일보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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