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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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350회 작성일 14-02-2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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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보는 세상
은메달이 금메달인가?
지난 주말 스물 세 살짜리 한국인 아가씨 김연아가 러시아 ‘소치’에서 세계를 사로잡았다. 동계올림픽이 열린 그곳에서 은메달을 따고서도 이렇게 세계를 휘어잡는 모습은 그저 놀라울 뿐이다. 김연아는 분명히 올림픽 2연패에 실패하였다. 제법 큰 점수 차로 2위에 그쳤다. 그런데 그 결과가 발표되면서 세상이 시끄러워졌다. 김연아 선수는 아무 말 않고 2등의 자리에 서서 은메달을 받고 담담해하고 있는 데, 다른 사람들이 야단이다. 우선 경기를 중계하던 스포츠 캐스터들이 야단이다. 어떻게 기술이 예술을 이기느냐고 묻는다. 어떤 방송은 ‘Home ice Advantage’라는 글귀를 자막으로 달아놓고 있다. 자기 집이라고 그렇게 이득을 마구 챙기면 되겠느냐는 힐난이다.
솔직히 말해 불과 일, 이십 년 전까지 만해도 동계올림픽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그렇게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다. 겨울 스포츠에 무엇이 있는지도 잘 몰랐고 피겨스케이팅이라는 것이 무엇을 어떻게 평가하는 것인지도 대부분 알지 못하였다. 봅슬레이, 루즈, 컬링 같은 용어는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우리 상황이 쇼트 트랙에서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국민들을 TV앞으로 끌어당겼다. 여러 선수들의 이름이 지나갔다. 그러다가 2010년 이상화라는 선수가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기분이 확 달라졌다. 더 이상 겨울 스포츠가 유럽인들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절감한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 밴쿠버에서 얼음무대에 나타난 김연아는 대한민국 사람들뿐만 아니라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연아의 환상적인 무대는 지금까지 피겨를 전혀 몰랐던 사람들까지 전문가적 식견을 갖게 만들었다. 드블 악셀이라는 말도 저절도 나왔다. 연아는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 되어갔다. 차가운 겨울의 인상을 완전히 뒤바꿔놓는,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피겨여왕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의 실력은 갈수록 탄탄해졌고, 마침내 2013 년 세계선수권에서 영국 해설진은 김연아의 경기가 2분40초 정도 지났을 때, 아직 1분 30초 가량이나 남았는데도 ‘경기를 중단해도 우승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런 김연아가 2등을 했다하니 사람들이 믿으려하지 않는다. 도둑맞았다고 하고, 러시아의 경제력을 자랑하고 싶은 푸틴의 희생양이라고도 말한다. ‘은메달이 김연아를 잡았다’는 재미있는 표현도 나온다. 아예 ‘국민 금메달’을 만들어 달아주자며 모금운동을 벌일 기세를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IOC에 제소하겠다고도 한다. 모두 김연아를 사랑해서 하는 말이다. 그녀의 험악한 발을 보며 참아내지를 못한다.
금보다 귀한 사람!
그런데 정작 본인은 전혀 흔들림이 없다. 점수는 기대대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실수 없이 자신이 가진 것 보여줄 수 있었으니 전혀 유감이 없단다. 성숙한 그녀의 모습에 사람들은 더욱 감동한다. 단련된 것은 발만이 아니었고 그녀의 인격도 잘 다듬어져 있었다. 승리한 것이다. 2010년에는 기술과 예술로 승리를 얻더니 2014년에는 성숙한 인간미로 승리를 얻어냈다. “피겨여왕“ 김연아는 필리핀 긴급구호기금 10만 달러(약 1억 725만원)를 지난 해 11월 13일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전달했다. \"김연아는 매년 연말이면 유니세프한국위원회를 통해 국내 소녀가장 또는 난치병 어린이들을 후원했다.“ 아이티 지진 구호기금으로 1억원, 2011년 5월에는 세계선수권 준우승 상금 전부를 일본대지진 피해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를 통해 전달하였다. 기부천사라고 하기도 한다. 사람이 귀하다. 메달 색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의 인격적 칼라다. 우리는 무슨 색깔의 사람인가? 십자가의 주님은 붉은 색이었다. 금빛보다 더 찬란한 것은 역시 희생의 핏빛이다. 우리는 무슨 색깔의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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