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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게임
사실과 역사
역사를 기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사실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그 다음에 이어지는 해석은 전혀 옳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事實)은 쉽게 숨겨질 것 같지 않습니다. 일어난 일이 부정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니 어디선가 언젠가는 사실이라면 밝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는 사실을 두고 희한안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령 일제가 저지른 전쟁 범죄 가운데 가장 악독한 일 중의 하나인 위안부 강요사건은 엄연한 사실임을 누가 부인할 수 있습니까? 수없는 증언이 나왔고, 위안부 할머니들이 어렵게 입을 열어 진실을 밝혔는데도, 한 때 인정까지는 했던 일본의 지도자들이 딱 잡아떼려 하고 있어 우리의 분통을 터뜨리게 합니다. 사실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일본의 각료들, 국회의원들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두고서도 다른 이야기가 마구 떠돌아다닙니다. 이번에는 북한군 군인을 지낸 탈북자가 나와 5.18 사건 때 북한 군인 600명이 개입했다는 소리를 거침없이 해대어 큰 소란이 일어났습니다. 이전에는 그런 말이 없은 것은 아니지만 전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치부되었으나 이번에는 탈북군인이 직접 주장하는 바람에 술렁거렸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따져봐도 북한군이 거기에 개입되었을 개연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 모든 사람의 판단이라 슬그머니 그 주장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두고 소위 진보세력들은 크게 반발하였습니다.
너도 나도 부정하는 사실
그러나 가만히 돌이켜 보면 수년전의 ‘광우병 파동’이나 천안함 폭침 사건 등의 경우에 정부가 국제적인 전문가들을 동원해 그렇게 철저하게 조사하여 발표하여도 진보진영은 전혀 믿지 않았고 지금도 믿지 않고 엉뚱소리 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남의 이야기는 사실이라도 끝내 부정하고 믿지 않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 것을 참아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인간의 진면목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인간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지는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훤히 들여다보이는 일입니다.
사실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일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처참한 몰골로 전장터로 끌려와 일본군인의 성적 노리개로 전락한 모습이 찍힌 사진들이 나오는 데도 일본인들은 한국인 여성 스스로가 돈을 벌기 위하여 전장터에서 매춘을 한 것이라고 억지를 부리는 모습을 보노라면, 진실은 사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양심, 영혼에 들어있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양심이 없는 개인과 공동체는 사실을 목도하여도 애써 외면하며 부정하는 천인공노할 일을 마음대로 저지릅니다.
사실확인 보다 양심을 회복해야
우리가 사실을 밝히기 위하여 한국영토로 표기한 일본인이 만든 독도 지도를 내밀지만 그런 ‘사실’ 앞에 무릎을 꿇을 일본이 아니라는 것은 너무나도 확실합니다. 아베 일본총리를 비롯한 극단적 보수주의자들과 북한의 김씨 우상화세력들의 양심이 언제 어떻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인지, 그런 사람들에게도 양심이 존재하고 회복이 가능한 것인지, 하나님은 그들에게도 양심을 주신 것은 분명한지....모든 것이 의심스러운 요즈음입니다. 양심을 부정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거부하는 일인데...하나님의 긍휼이 아시아 대륙에 임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