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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현상
열풍(熱風)
전 세계에 ‘싸이’ 열풍이 대단합니다. 세계 음악 시장의 실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아이튠즈 음원 차트에서 싸이의 \"강남 스타일\"은 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각국 별 아이튠즈 차트에서는 무려 34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미국 빌보드 HOT100차트에서 2위를, UK싱글 차트에서 1위를 기록 중이라니 대단합니다. 아시아를 우습게 보는 서양 사람들이 한국인의, 그것도 별로 잘생기지 않은 한국인의 노래와 춤에 그렇게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록에서 증명됐듯이 싸이는 이제 명실상부 \"글로벌 스타\"가 되었습니다. 목요일 밤 서울 한복판에서 열린 싸이의 귀국 공연에는 8만명의 인파가 몰렸다고 했습니다. 문자 그대로 싸이는 지금 대중음악계의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왜 갑자기 싸이가 이렇게 주목을 받게 된 것일까요? 여러 사람이 여러 가지 이유를 듭니다. 말춤이 인기를 끄는 것은 미국 서부 영화에서 보는 대로 말은 미국인의 삶에 매우 친숙하기 때문이다, 혹은 싸이의 열정적인 태도, SNS의 힘, 독특한 얼굴 덕이다, 춤이 쉽기 때문이다 등 다양한 주장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는 것은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말일 것입니다.
광풍(狂風)
가수 ‘싸이’의 이름은 원래 ‘정신병자, 신경증 환자’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Psycho(싸이코)에서 앞의 글자 PSY를 따서 ‘싸이’라고 이름을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싸이키, 싸이코패스 등 싸이코는 별로 그 의미가 좋게 여겨지지 않는데 주로 사용되는 용어임은 분명합니다. 그의 이름이 그의 인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도 별로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군복무도 부실하게 한 것이 드러나 재입영하는 소동을 빚기도 하였던 사람입니다. 무대에서 소주병을 들고 그대로 마시는 등 약간은 싸이코한 면도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어쨌던 그는 지금 진정한 의미에서의 \"글로벌 스타\"가 되었습니다. 최근 들어 자주 몇몇 가수들이 k-POP을 들고 \"글로벌 스타\"덤에 올랐다고 말해지기도 하였지만 그들의 활동은 알고 보면 각국에 형성된 케이팝 마니아들과 재외동포를 위한 투어였을 뿐, 각 나라에서 이들은 그리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한국 일부 언론이 말하듯 \"세계가 한류 열풍에 빠졌다\"고 말하는 것은 부풀리기 좋아하는 한국사람들의 지나친 자화자찬이어서 여러 사람들이 민망해 하기도 하였습니다. 언론들은 이런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좋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기 싫어 모르는 척 지내왔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 글로벌 스타라는 호칭에 부합되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한국 가수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알만한 사람들이 내리는 결론입니다. 실제, 각 나라의 일반 대중들은 케이팝이 무엇인지조차 인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는 게 정직한 평가입니다. 그런 면에서 싸이는 \"진짜\" 한류를 일으키는 최초의 가수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훈풍(薰風)
‘싸이’가 정말 잘한 일은 ‘멋있다’는 개념을 확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소위 아이돌이라는 일본이 특히 좋아하는 ‘인조(人造) 얼굴’을 한, ‘인조 가수’들을 저만큼 밀쳐버린 것입니다. 못생긴 그대로, 퉁퉁한 그대로 자신의 가진 것을 내놓는 그를 세상은 좋아하고 있습니다. 거짓없는 얼굴. 내 모습 이대로 받으시는 하나님께서도, 있는 그대로 최선을 다해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삶, 그걸 내게서 원하시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