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름다운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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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110회 작성일 12-06-2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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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름다운 소원”
빨리 만나야 할 목사님
지난 금요일 오전 10시 경, 면담을 요청하시는 연세 높으신 분이 있다는 사무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5층으로 모시도록 하였습니다. 사전 연락을 하지 않으면 만날 시간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성도가 담임목사를 만나려 굳이 사전 약속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교회 밖의 일로 자리를 비워야 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성도들 만나는 것이야말로 목사가 반드시 해야 하는 가장 우선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을 열고 나타난 분은 금년 87세의 ‘할머니’ 집사님이셨습니다. 허리가 좋지 못해 예배 시간 중에도 일어서 있기도 하시는 분입니다. 경북 영덕에서 사시다가 동향 후배인 신명구 목사님의 권유를 받고 고향을 떠났던 분입니다. 그래서 자주 신목사님을 입에 올리십니다. 집사님은 최근 자주 아프셨습니다. 움직이기가 어려워 교회에 출석하지 못하기도 하였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아예 정신을 잃어버리기도 하였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서 말을 하려니 말이 되지 않아 곤욕을 치룬 적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빨리 목사님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고 했습니다.
생애 마지막 봉헌
집사님은 7년전 80세가 되었을 때 교회에 백만원의 헌금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자기 수입이라고는 전혀 없는 분이 푼푼히 모은 돈으로 그렇게 하셨습니다. 당신이 80까지 살줄은 미처 몰랐는데 그렇게 오래 살게 되어 감사하면서 인생의 마지막 헌금이라는 생각으로 드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후에도 생명은 계속되어 지금까지 살아있노라고 했습니다. 상상도 못한 길이의 인생입니다. 집사님은 매일 하루 세 번씩 혼자서 예배를 드립니다. 어디 외출했더라도 그 시간에 맞춰 집에 돌아오려고 애를 씁니다. 하루 종일을 예배 분위기에서 살아가는 셈입니다. 그런 집사님이 최근 자주 아프시면서 한 가지 소원에 마음을 집중하기 시작하였습니다.
80세를 넘기고도 계속 건강을 유지하자 그동안 집사님은 얼마씩 다시 돈을 모으기 시작했던 모양입니다. 바로 그날, 6월 22일에 집사님은 3백만 원의 적금을 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몸이 아픕니다. 때로 정신도 없습니다. 입이 있어도 말을 할 수 없는 경험을 하시면서, 어떻게 하든 그 모은 돈을 직접 교회에 바치는 일을 일생의 마지막 소원처럼 새겨져 있었습니다. 만약 내가 교회를 갈 수 없으면 어떻게 하나...늘 그게 고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은행에서 돈을 찾자마자 교회로 오신 것입니다. 본당에 앉아 그동안 살아온 날을 생각하며 눈물로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열시면 목사님을 볼 수 있다 하여 올라왔노라고 했습니다. 그러시면서 집사님은 백만원 수표 석장을 제게 넘겨주었습니다. 목사로 살면서도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그렇게 감격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봉투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평생의 삶을 주님께 드립니다.”
황홀한 경험
교역자들을 전부 불렀습니다. 함께 기도하였습니다. 감사했습니다. 그러다 이런 선배가 있으니 아름다운 후배들이 이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도서관을 세우면서 필요한 것이 있다고 광고 하였더니, 책값을 2백만원, 백만원씩 내 놓는 분도 있어 7백여만원 가까이 들어온 것 같고, 에어컨도 두 개 생겼습니다. 누군 진공청소기를 가져다 주셨습니다. 그 와중에도 생애의 마지막 시점에 서서 하나님께 자신을 드리기 원하는 집사님에 대한 생각이 자꾸 머리에 맴돕니다. 하나님께서 그 아름다운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시고 빛난 면류관을 준비해 두신 줄로 믿습니다. 과부의 두렙 돈을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진 것 같아 너무 황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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