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 드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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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218회 작성일 12-02-0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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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 드셨습니까?”
짧은 인사, 긴 여운
어제 토요일 아침 한 중앙 일간지 일면 톱기사는 매우 평범한 용어에 가장 강력한 힘을 담아 굵직한 글씨로 장식되어 있었다.
“진지 드셨습니까?” 이 한마디의 기적!
간단한 인사말이다. 아랫사람들이 식후에 어른들을 만났을 때 자주 사용하던 인사말. 어린 시절 자주 듣고 사용하던 표현이다. 그런데 그 말 한마디가 기적을 이룬다? 눈이 번쩍 뜨였다. 무슨 이야기를 하자는 것인가?
신문은 서울 노원구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노원구는 최근 대대적으로 우울증 검사를 하고 관내의 통장들이 전부 상담원처럼 활동하고 있다는 것. 노원구가 이렇게 나선 데는 절박한 이유가 있었다. 노원구는 2009년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자살자가 180명으로 1위였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가 29.3명으로 자살률이 가장 낮은 서초구(15.4명)의 갑절에 육박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자살 통계를 분석해 보니 빈곤과 고독이 원인이었다. 개인이 아닌 사회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정책이 시행돼도 주변의 관심과 배려가 없으면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자살자 가운데 74.2%는 무직과 일용직이다. 아예 생계곤란으로 자살하는 경우도 12.6%에 이르렀다. 노인 자살은 전체 자살의 28%를 차지했다.
행동하는 지방자치단체
이런 상황을 발견한 노원구는 행동에 들어갔다. 2010년 노원구는 전국 최초로 생명존중문화 조성 및 자살예방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지난해 이 조례에 따라 ‘마음건강영향평가’를 받은 사람은 홀몸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실직자, 청소년 등 총 5만여 명. 검사 결과에 따라 우울증 위험이 있는 홀몸노인 1,324명은 집중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때문에 노원정신보건센터 상담건수가 2010년 58건에서 지난해 2,287건으로 폭증했다. 자살 시도자, 자살 유가족 등 고위험군은 교회와 불교 천주교에서 추천받은 ‘생명지킴이’ 400명이 따로 관리하도록 조치했다.
세 번이나 수면제를 먹고 자살 시도를 했던 정모 씨(74). 지난해 4월 다시 자살 생각이 떠나지 않자 상담번호를 눌렀다. 그의 첫마디는 “연탄 피우고 확 죽어버리고 싶다”였다고 한다. 정 씨는 5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나 동생들을 키우다시피 했고 갈비집, 횟집이 번창할 때는 오순도순 가정도 꾸렸다. 그러나 부인이 외도로 집을 나간 뒤 인생이 무너졌다. 빚을 지면서 자녀 둘의 학비를 댔지만 지금은 연락도 닿지 않는다. 배신감 억울함에 가족에 대한 분노로 가득한 상태였다. 인근 복지관에서 매일 전화를 거는 말벗서비스를 제공했다. 푸드마켓에서는 밑반찬을 지원했다. 주민센터는 노인일자리 사업을 알선했다. 정 씨는 지금 “저를 돕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할 정도가 되었다는 것. 그 결과 자살자가 2009년 180명에서 2011년 128명으로 줄어들었다.
따뜻한 마음, 생명을 살린다
노원구가 보인 그 따뜻함을 한마디로 요약한 것이 바로 ‘진지 드셨습니까?’라는 표현이다. 너무나 간단하지만 너무나 일상적인 말 한마디도 잘 들을 수 없는 외로운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가야 한다. 세상으로 가야 한다. 따뜻한 사랑의 언어 한 문장을 기다리는 그 곳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을 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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