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쟁이 아이들, 욕을 가르치는 어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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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858회 작성일 11-10-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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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쟁이 아이들, 욕을 가르치는 어른들

20분에 400개 욕하는, 입이 욕실(辱室)인 아이들
큰일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욕을 너무 많이 해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KBS가 2년 전인 2009년 10월 8일 내보낸 프로그램, 'KBS 스페셜―10대, 욕에 중독되다'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 설문조사 결과, 초등학생 200명 중 "평소에 가끔 욕을 한다"고 대답한 학생은 97%. "무슨 뜻인지 모르고 욕을 한다"는 학생은 72.2%였다고 했습니다. 
KBS 제작진은 여고생 네 명을 섭외, 이들의 일상을 카메라로 찍어 관찰했는데 학생들은 주로 친구나 TV에서 본 연예인 이야기처럼 평범한 대화를 나누면서도 45분 동안 15가지 욕설을 248회나 입에 담았다. 또 다른 관찰대상인 중학교 졸업반 한 남학생은 하루에만 욕을 무려 103번이나 내뱉었다. 이 학생은 "욕을 안 하려고 해도 저절로 나온다. 내 의지와 관계없이 튀어나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2년후인 2011년 10월 3일 EBS는 다시 학생들의 욕 실태를 조사 방영하였습니다. 방과 후, 친구들과 공원에 모인 여섯 명의 남녀 고등학생들을 관찰한 지 20분 만에 육두문자를 포함한 욕 400여 개가 쏟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아이들이 시사 프로그램에 나올만한 문제아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이들은 성적이나 품행 면에서 여러모로 평범한 고등학생들이고 대화의 주제도 매우 평범했습니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이들에게 욕은 더 이상 부끄럽거나 숨겨야 할 일도 아닙니다. 욕을 잘하는 것이 오히려 은밀한 권위의 표지이자 멋의 대명사가 되어버렸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언어학자들은 10년 후쯤 이 말들이 사전에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합니다. 

‘이완용 같은 사람’!
그런데 과연 아이들은 어디서 욕을 배우는 것일까요? 두말할 필요 없이 어른들에게서 배웁니다. 자라면서 집에서 욕을 배우고, 나가서 어른들이 마구 해대는 욕을 배웁니다. 대중매체들에서 쏟아지는 어른들의 욕설을 마구잡이로 익힙니다. 어제 토요일 도하 각 일간지에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한미 FTA 통상교섭본부장인 김종훈씨에게 퍼부은 욕설이 실렸습니다. 몇 년간 미국 통상팀과 협상하느라 온힘을 다 기울인 사람을 향하여 ‘옷만 입은 이완용’이라고 맹비난한 것입니다. 역사적 인물을 갖다대니 욕이 아닌 것 같지만 그보다 더 치욕적인 말이 없습니다.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을 미국과의 교섭을 마무리 지은 사람과 비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그런 아이들의 욕설보다 훨씬 기분 나쁜 비난을 공공연히 해대고 있는 것입니다. 

박수갈채를 받은 대통령의 연설
같은 날 이대통령께서 미국 의회에서 45분 연설하는 동안 45번의 박수를 받았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외국 원수 가운데 역사상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여러 차례 기립박수도 받았습니다. “한국의 자유수호를 위해 희생한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의 신의를 지켜나가는 여러분께 감사한다”고 말하자 전부 일어섰습니다. 6.25참전용사로서 국회의원으로 일하는 분이 네 사람인데 그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자 다시 기립박수가 터졌습니다. 80이 넘은 참전용사 의원들에게 대통령이 거수경례를 하자 그들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습니다. 모든 사람이 들어 기분 좋은 말, 왜 우리는 진작 그런 말을 고를 줄 모른 것일까요? 이 시대의 어른들은 칭찬과 격려를 가르치는 진짜 어른들이 될 수 없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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