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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교회 목사의 눈물, 그리고 큰 절
할 일이 끝났습니다.
국내 최대의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조선일보 토요일자 신문 1면에 “세계 최대교회 목사의 눈물, 그리고 큰 절”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신문 1면에는 아무 기사나 싣지 않습니다. 신문 1면 기사를 선정하는 것은 편집국 최고의 관심사입니다. 그런데 주말 신문의 1면 기사를 교회와 목사에 맞춘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톱기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한 크기로 게재한 것은 중요도를 높이 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할 일은 다 끝났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이영훈 목사님에게 다 맡겼습니다.\" 4월 22일 오전 5시에 열린 여의도 순복음교회 고난주간특별새벽기도회에서 설교를 하던 조용기(75) 원로목사가 울먹이면서 한 이야기로부터 기사는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요 근래 우리 교회에 저로 말미암아 많은 시련과 고난과 환난이 생겨서 하나님 앞에 고백하고 자복합니다. 또 제가 여러분에게….\" 조 목사는 갑자기 강단 옆으로 걸어 나와 15초쯤 엎드려 성도들을 향해 절을 하는 사진을 함께 실었습니다. 최근 가족 내 갈등이 불거져 나오면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한 \"사죄\"의 절로 보인다는 평가를 달았습니다. 성도들은 그 순간 \"안 돼요\"라는 탄식과 울음 섞인 목소리로 반응하였다는 소식도 실었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46만 신도, 1200억원 예산(2011년)로 단일 교회로는 세계 최대의 교회라는 데 이의가 없습니다. 이 교회는 최근 \"조 목사의 부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과 장남 조희준씨측이 조 목사 이후를 대비해 국민일보와 교회에 대한 장악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주장과 폭로가 잇따르며 관련 소송이 20여건에 달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조용기 목사가 이슬람채권법과 관련하여 만약 정부가 이 법을 통과시키려하면 이대통령에 대한 하야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공헌을 한 것으로 알려진 조목사의 대담한 발언은 그 진위와 의미를 두고 말이 많았습니다.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
\"제 할 일은 다 끝났다\"는 이날 조 목사 발언이 \"모든 직분에서 일괄 사퇴\"를 의미하는지는 여전히 분명치 않아 뒷말을 낳고 있습니다. 조 목사는 현재 교회의 다양한 사업을 총괄하는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의 이사장을 포함 8개 직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 목사는 이 모든 기관·사업을 유지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으며 특히 \"사랑과 행복 나눔 재단\"에 대한 애착이 컸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2007년 5월 \"교회개혁실천연대\"에 \"4년 뒤엔 모든 직분을 내려놓고 물러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현재 그 교회의 담임을 맡고 있는 이영훈 목사는 지난 20일 이와 관련, \"원로 목사님은 (실천연대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어하신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날 새벽 조목사의 발언은 그가 지금 얼마나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지를 스스로가 잘 알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평생에 쌓은 명예가 무너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그는 성도들과 한국사회 앞에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듯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조목사님은 세계 교회에 이름이 난 분입니다. 그런 그가, 정치인도 아닌 목사가, 왜 그런 모습까지 보여야 했을까요? 인간은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한 때 아무리 신앙이 좋고 발랐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너무 연약하므로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끝까지 주만 바라보는 신앙의 훈련을 멈추지 않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