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 정돈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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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성구 댓글 0건 조회 3,630회 작성일 09-06-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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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시대
우리나라 우리 국민은 지금 안팎으로 심각한 정신적 혼란을 겪고 있다. 나라 내적으로는 전직 대통령의 죽음으로 인하여 삶과 죽음의 가치에 대한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 아닌가라는 선문답은 살고 죽는 것이 별것인가라는 인생무상의 불교적 가치를 대변하는 것으로, 애써 쌓아올린 인간의 삶을 순식간에 무의미하게 만들 것 같은 우려를 느낀다. 역사의 심한 굴곡을 여러 번 겪어온 대한민국이 한 사람의 죽음에 의하여 그 기조와 방향이 통째로 흔들린다는 사실 앞에, 감당하기 어려운 가벼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북한의 핵폭탄 제조, 미사일 발사 시도 소식은 생계를 걱정하는 북한 주민들의 소식과 맞물려, 듣는 사람들을 정말 피곤하게 만든다. 애써 가다듬어 온 남북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개성공단 직원의 억류,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면서 남북문제에 극도로 피로를 보이고 있다. 본시 인간이란 남의 일에 그리 오래 관심을 가지기가 어려운 법이라 같은 말이 반복되다보면 관심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지금 남북 문제는 이런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대내외의 어려움은 그 일을 직접 겪는 사람들을 극단으로 몰고 갈 위험이 있다. 잘잘못간에 위기에 몰리면 사람은 누구나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남한의 여당 야당이 모두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여당은 지지율 하락과 국민들의 비난에 살 길을 찾느라 야단이다. 야당은 자신들이 내쳤던 전직 대통령의 급작스런 죽음과 백성들의 추모열기 앞에서 자신들의 과오를 상쇄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끼며 혼란스러운 모습을 마구 노출하고 있다. 각 이익집단은 이 틈바구니에서 자신들의 살 길을 찾기 위하여 한바탕 질퍽한 판을 벌일 때세다.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게 되는 6월은, 국회개회 협상부터 난항을 겪는 등 우울한 한 달이 될 것 같아 답답해진다.

정돈의 시대
사람들은 누구나 안정을 희구한다. 천성적으로 폭력을 즐거움의 원천으로 삼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런데 왜 우리는 한시도 안정감을 누리지 못하고 이렇게 방황하며 당황스러운 순간을 끊임없이 겪어가야 하는 것일까? 무엇을 어떻게 하면 정말 안정된 사회를 꾸려갈 수 있을까?
무엇보다 불법 탈법 초법 등 한 사회를 혼란으로 몰아가는 이기주의적 행동을 고쳐야 가능한 일이다. 특권의식과 반칙이 사라져야 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무례함이 벗겨져야 한다. 여기에 교회가 감당해야 할 자리가 있다. 개 교회, 교단들, 한국교회 전체를 대표하려는 기구, 기관 등 한국교회를 보여주는 개인과 공동체가 하나님 앞에 벌거벗고 서서 자신의 현재를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몸을 바쳐 교회와 나라를 사랑하던 하나님의 사람들의 철저한 자기희생, 겸손을 배우고 익히도록 이를 악물어야 한다. 도대체 참된 사랑과 희생의 삶을 보여주지 못하는 오늘의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모습으로는 우리 사회를 인도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가 없다. 김수환 추기경의 무덤에 추모객이 줄을 잇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가 진행되고 있음을 국민이 다 알고 있는 이 마당에, 나라를 위해 피를 흘리고 땀을 쏟은 믿음의 선조들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지금 무슨 일을 도모하고 있는 것인가? 현충일과 6.25기념일이 있는 이 6월에 좀 더 반듯하고 정돈된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제대로 주님 모습 닮는 운동을 시작해 볼 수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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