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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손짓, 큰 기쁨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는 말이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나비의 날개 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키는 현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오늘 서울에서 공기를 살랑이게 한 나비의 날개 짓이 점점 큰 파문을 일으켜 다음 달 북경에서는 폭풍우를 몰아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비효과는 1963년 미국의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가 컴퓨터로 기상을 모의 실험하던 중 초기조건 값의 미세한 차이가 나중에는 엄청나게 증폭되어 판이한 결과가 나타난 것을 발견하면서 알려졌습니다.

나비효과 같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흔히 작은 하나의 변화가 작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는 것을 경험합니다. 작은 생각의 차이가 전혀 다른 삶을 이루게 합니다. 한 번도 본적이 없는데, 최근 어느 방송국에서 무명가수를 비롯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트롯형식의 노래를 부르는 대회를 가졌는데, 송가인이라는 여성이 우승을 하여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녀는 몇 달 전까진 월세방에서 비녀 만들어 팔았던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월에 시작된 대회에 출전한 것이 그녀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아, 스스로 기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교회 본당과 교육관은 건축한지 30년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셈입니다. 이번에 전체를 리모델링하였습니다. 물론 손을 댄 곳도 있고 그냥 그대로 둔 부분도 있습니다. 그 중에 엘리배이터는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수리도 하고 기계를 바꾸기도 하여 쓸 수 있어 그냥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미션센터를 건축하고 나니 기존 건물에 대하여서도 소방검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하였고, 장애인들의 안전과 편의가 얼마나 고려되었는지를 세심하게 조사하였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걸린 부분이 있었습니다. 엘리배이터 안에 몇 층을 가는지버튼을 눌러도 안내방송이 되지 않는 것과 장애인들이 타고 있는 동안 흔들리지 않게 잡을 수 있는 손잡이가 너무 높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방송이 되도록 기계를 달고, 손잡이를 밑으로 내렸습니다. 그랬더니 앞서 달았던 손잡이 있던 곳에 구멍이 생겨 보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고민을 했습니다. 결국 찾아낸 방법이 투명 유리창에 얼굴 부딫히지 않도록 표시할 때 사용한 교회의 표어를 쓴 띠를 붙이는 것이었습니다. “생명과 자유, 정의와 평화가 흐르는 곳”이라는 띠를 붙이고 “시온성교회”를 연달아 쓴 띠를 구멍 난 곳 위에 붙였습니다. 깔끔해졌습니다. 전혀 표시가 나지 않고 교회를 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거기에 없던 교회표시가 왜 갑자기 붙었는지 묻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할 것입니다.

저는 엘리배이터를 탈 때마다, 볼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작은 손짓이 큰 기쁨을 안겨줍니다. 시온성 카페에 작은 소품들이 하나씩 채워집니다. 여행을 하다 작은 소품을 발견하면 사서 들고 옵니다. 남이야 뭐라고 하든 나는 작은 소품들이 주는 큰 기쁨을 늘 누립니다. 연못 속에 물고기들, 아직도 사람을 수줍어 하는 녀석들이 돌 밑에 숨어 나오지 않으면 괜히 더 보고 싶어집니다. 구명 지하철역 우리 정원의 물고기들은 씩씩하게 사람들 보는데서 잘 돌아다니는데 이 녀석들은 왜 이런가? 그러다가 한 마리가 물을 차고 달려가는 것을 보노라면 그냥 웃음이 납니다. 아! 우리 하나님이 무엇을 좋아하실까? 어떤 모습에 즐거워하실까? 무슨 위대한 일을 해야 기뻐하실까? 작은 헌신의 몸짓, 손짓만으로도 주님은 크게 기뻐하실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연못을 보며, 카페를 보며, 식당을 보며, 도서관을 보며, 키즈랜드를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