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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 되지 않습니다.”

이제 미션센터 mission center가 거의 완공단계입니다. 전기 가스 수도가 전부 연결되었고 외부는 ‘십자가’를 걸고 ‘시온성 미션센터’라는 이름만 달면 완성을 하게 되고, 내부공사도 1층 바닥을 제외하고는 거의 이루어졌습니다. 약속 시간보다는 두어 달 늦어졌습니다. 초기에는 비가 자주 내렸고, 후반기에는 너무나 더워 공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건축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님을 절감합니다. 분명히 설계도면을 보면서 시공했다는데도 제대로 맞아들지 않는 경우들이 생깁니다. 미션센터 2층 장애인화장실에는 문을 쉽게 달수가 없습니다. 문을 달려면 벽면의 넓이가 2미터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를 않습니다. 몸이 불편한 분들이 화장실에 가려면 슬라이딩식의 문을 달아야 좋은데, 애초에 그 길이가 나오지를 않아 그런 문을 달 수가 없습니다. 미닫이문을 달아야 하는데 그러면 장애인 혼자서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건축허가와 준공허가를 받으려면 장애인협회가 동의해야 합니다. 이번 주간에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화장실 문을 달도록 요청하였습니다. 무슨 문이 어떻게 달릴지 모르겠습니다. 4칸으로 된 2,3층의 여자화장실은 크기가 각기 다릅니다. 화장실 기초를 하는 분이 크기를 다르게 만들어 놓아 어쩔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각자가 자신의 몸에 맞는 화장실의 위치를 알아 놓는 게 필요합니다. 주방도 설계하여 제작하였지만 필요없는 게 달려있고 위치도 바뀌었으면 좋았을 것도 보입니다. 맞춤으로 만든 싱크대가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 불평을 들어내야 합니다. 에어컨을 촘촘히 단다고 했는데도 너무 더운 날씨 탓인지 그렇게 시원하게 여겨지지를 않습니다.

체육관을 다목적으로 사용하려고 하여 창문을 많이 넣었더니 주변이 환하게 보여 좋기는 하지만 큰 공을 사용하는 운동을 하려면 유리창을 보호할 방법을 찾지 않으면 곤란합니다. 아침이면 해가 떠오르니 눈이 부셔 운동이 어렵습니다. 공사를 시작한 후에야 4층 공간이 있는 줄을 알게 되어 방을 넣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올라가지 않아 걸어오르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니 1남전도회가 차지하고 싶은 새 방을 놓쳤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교육관 리모델링 과정에도 생각지 않은 어려움이 생겨납니다. 도로 쪽은 지하이지만 주차장 쪽으로 오면 지상이 되는 우리교회 부지 구조를 이용하여 지금까지 지하였던 부분을 지상처럼 만들어 보려하니 뜯어내려는 벽을 받치는 보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보강공사를 하지 않으면 안전을 담보할 수 없으니 일이 늘어납니다. 지하 2층도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생각대로 무슨 일이 쉽게 되지 않습니다. 5층까지의 리모델링 공사 과정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여러 차례 수정을 하며 세밀하게 설계를 한다고 했지만 막상 현장에 서면 다른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 건축인 것 같습니다.

작은 건축물도 생각대로 되지 않는데, 나라 경영이 생각대로 된다면 그야말로 기적일 것입니다. 요즘 나라가 삐걱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닙니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입니다. 결국 사람은 무슨 일을 하든 겸손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습니다. 교만할 게 하나도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이전에 가보지 못한 길을 가는 존재입니다. 실수할 수밖에 없고, 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그냥 그렇다고 말하면 될 일입니다. 그런데 얄팍한 자존심이 그걸 못하게 합니다. 끝내 고집대로 살려고 합니다.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는 빌립보를 향한 권고가 자신을 위한 것임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축복임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