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신비의 공동체입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744회 작성일 18-08-14 10:45

본문

8/12
교회
, 신비의 공동체입니다.

 

나는 어릴 때부터 교회와 함께 자랐습니다. 문자 그대로 교회와 더불어 먹고 마시고 놀고 자고했습니다. 요즘은 많이 달라졌지만 예전에는 목사관이 예배당과 같은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보는 것도 예배당이었습니다.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느지막하게 들어오시는 아버지와 함께 따라 우리 집으로 들어오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멀리 타향으로 떠나가 있는 자녀들 이야기를 비롯하여 온갖 가정사를 털어 놓으시며 때로는 하소연을, 때로는 기쁨을 나누시는 모습은 예배당 곁에 집을 둔 목사의 아들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보아 온 교회는 참 신비롭습니다. 교회를 위하여 부름을 받은 목사님은 다른 사람들과는 좀 다릅니다. 내가 제일 가까이에서 만난 목사님인 우리 아버지는 교회가 전부인 분이었습니다. 나는 목사 외에 무슨 일을 좋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은근히 날더러 목사되라고 그렇게 하시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였지만 실제로 목사 외에는 어떤 일에도 흥미를 느끼지 않으실 것 같은 분이셨습니다. 내가 처음 알게 된 장로님은 함안군 여항면의 부면장을 하신 분이시라고 했는데, 글씨를 너무 잘 쓰시는 분이셨습니다. 말이 없으셨습니다. 그러면서 늘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 계신 분이셨습니다. 그 얼굴에 웃음기 아닌 다른 것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저 한량없이 좋으신 분이셨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기억에 남는 첫 번째 집사님은 (요즘 같으면 권사님이었을 것입니다만 내가 어린 시절에는 권사제도가 없었습니다.) 호랑이 할머니였습니다. 무서운 분이셨습니다. 예배당을 돌아보시고 화단에 꽃이 꺾어진 것이라도 보시면 다짜고자 나를 불러 혼을 내었습니다. 교회를 더럽혔다는 죄를 물으신 것입니다. 아이들은 전부 집에 가고 나 혼자 교회 뜰에 남아있으니 내가 한 일이 아니라도 나를 나무라셨습니다. 그런데 그 할머니 집사님은 언제나 홍시가 된 감을 집에 보관하시고 계시다가 심부름이라도 가는 날이면 그 맛있는 홍시를 주셔서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할머니가 호랑이어도 전혀 상관이 없었습니다. 우리 친 할머니처럼 잘 챙겨주시니 그냥 너무 좋은 할머니로 기억에 남아있고 한 번씩 머리 속에 되새길 수 있으니 너무 좋습니다.

 

교회의 장로님, 집사님들은 늘 사랑해주시고 챙겨주셔서 너무나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하였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별로 다르지 않았습니다. 내가 세월 지나면서 만난 함안의 마정자 선생님, 마산의 박흥석 장로님, 물금의 박재석 장로님, 서울의 정철도 장로님, 광안리의 김 수 장로님, 사직동의 배충실 장로님, 천안의 여병안 장로님 같은 분들은 한결같이 너무 신사적이고 헌신적이어서 내겐 신비롭기까지 하였습니다. 지금도 나는 사랑과 헌신으로 가득 찬 분들에 둘러싸여 늘 기쁨을 내 것으로 삼고 살아갑니다.

 

교회는 확실히 신비의 공동체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어려워도 거기에는 위로가 있습니다. 사랑이 있습니다. 아무리 빡빡한 삶이라고 할지라도 언제나 여유가 있습니다. 신이 납니다. 봄이 오면 부활의 주님을 노래합니다. 여름이면 훈련의 시간을 가집니다. 가을이면 영육간에 감사의 제목을 만듭니다. 겨울이 오면 우리는 성탄의 기쁨을 마음껏 즐깁니다. 사시사철 지겨울 시간이 없습니다. 어린 아이들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전세대가 함께 찬송하며 삶을 나눕니다. 그리스도의 풍성을 경험하고 나누고 베풀며 살아갈 수 있음은 행복 중의 행복입니다. 이 풍성함이 67주년을 맞은 시온성가족 모두의 것이기를 소망합니다. 할렐루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부산시 북구 낙동대로 1762번길 105(구포동)
  • TEL : 051-331-6781
  • FAX : 051-331-6786
  • Email : zionc6781@daum.net
  • 개인정보취급방침

Since 2020. Copyright @ ZIONC.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