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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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768회 작성일 18-08-28 09:49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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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꿈”
수년전 우리 장로님들이 제게 일 년에 한 달 정도씩 안식월을 가질 것을 권고한 적이 있었습니다. 고마운 제안이었지만 여러 가지 형편상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에 두 주간 정도 휴가를 얻어 선교지를 방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동기 목사님들 몇 분과 함께 우간다에서 사역하는 이상철, 윤지원, 김세연 선교사들을 만나 그들의 선교활동을 살펴보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비행기 시간표가 잘 맞지 않아 반드시 둘러 와야 하는 남아공 –> 부산 여행 티켓 값을 두 번 지불하는 불상사(!)도 있었지만 아프리카 선교사역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너무나 열정적으로 물불을 가리지 않고 헌신하여 수많은 현지인 목회자들을 훈련하며 함께 교회설립운동을 펼치는 이상철 선교사님의 모습은 지금까지 제 마음을 뜨겁게 하는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오랜만의 익숙지 않은 영어강의였지만 열심히 귀담아 듣는 현지목회자들의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여전히 성경은 세계 모든 사역자의 길잡이임이 분명했습니다.
금년에는 바쁜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휴가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이제 막 미션센터 공사를 끝내고 지하교육관 공사를 하는 중인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어 아무래도 자리를 비우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67주년 기념예배와 미션센터 준공식을 준비하는 마지막 주간에 불쑥 휴가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왔습니다. 그때만 해도 어디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불현 듯 삿뽀로가 떠올랐습니다. 그곳에서 25년간 사역하고 있고 우리교회가 후원하고 있는 박영기 선교사님이 10월부터 KPM 본부장으로 부임하게 되어 있는데, 갑자기 그곳을 방문하고 싶은 생각이 차 올랐습니다. 5년전 <신삿뽀로성서교회> 설립 20주년 기념일에 이봉자권사님이랑 방문했었는데, 그 때 막 구입했던 유치원 건물을 어떻게 해 놓았는지, 갑자기 고국교회로부터 부름을 받고 떠나는 현지교회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고, 알고 싶어졌습니다.
대한항공의 절반 정도 되는 값싼 저가항공 티켓이 있어 귀국날자는 예상보다 하루 늦어졌지만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삿뽀로의 여름은 여행객들로 가득하였습니다. 호텔들은 만원이었고, 주말로 가니 값이 많이 비싸졌습니다. 이틀에 41만원 하는 호텔이 가장 싼 것이었고 주말에는 그나마도 방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삿뽀로의 하늘은 맑고 들녘의 공기는 상쾌하고 시원하였습니다. 거기다 박선교사님을 통하여 만난 사람들은 너무나 아름다운 살아있는 신앙을 가진 분들이었습니다. 멀리 북쪽 시베츠(士別)라는 곳에서 병원을 운영하며 비타민 주사를 놓아주신 김재연권사님이라는 분은 지독한 불신 재일교포가정에 시집가서 눈물과 기도로 가정을 녹여낸 믿음의 산 증인이었습니다. 그분을 만나러 온 두분 목사님, 장로님 두 가정, 전남대 교수 한가정은 모두가 어떻게 하면 이 땅에 보내신 하나님의 뜻을 이룰까를 고민하여 모여든 분들이었습니다. 일본 양고기 식사 대접을 받고 교제를 나누면서 아직 우리에게 소망이 있음을 확신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20년 만에 2백여명의 재적 성도들을 가진 교회를 이루고 그 외에도 4개 교회를 개척하면서 동시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단기선교팀을 맞아 대접하며, 690평의 땅에 320평의 건물을 가진 12억짜리 유치원을 하나님의 은혜로 3억6천에 구입하여 너무나 아름답고 멋진 노인들을 위한 집으로 꾸며놓은 신사뽀로 성서교회와 성도들. 박영기선교사님이 혹시라도 한국에서 3년보다 더 긴 시간을 보낼까봐 크게 염려하는 성도들을 보며, 울었습니다. 그리고 많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새벽기도회에 말씀을 전하면서 오랜만에 참 좋은 목사, 자신을 아끼지 않는 참 좋은 선교사와 더불어 사는 것을 큰 축복으로 아는 교회와 성도들을 몸으로 확인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나도 그런 목사가 되고 우리 성도들도 그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그런 꿈에라도 잠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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