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필요한 건축을 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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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288회 작성일 17-07-11 10:15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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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필요한 건축을 하면 좋겠습니다!”
1987년 여름, 선친이신 고(故) 이삼렬 목사님이 제가 공부하고 있는 영국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기억이 희미해졌습니다만 한 달여 동안 계시면서 영국과 유럽 쪽을 함께 여행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 때 우리는 스코틀란드 에딘버러를 지나 북쪽에 위치한 아주 작은 마을을 찾아갔습니다. 중국에서 성경
을 한글로 번역한 존 로스 목사의 고향교회를 찾아 간 것입니다. 자기 교회에서 그런 선교사가 배출된 사실을 뒤늦게 이만열 교수로부터 알게 된 그 교회 담임목사는 한국인 방문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존 로스에 대하여 연구를 하고서 발견한 사실을 말해주고 싶어 한국인의 방문을 기다렸지만 찾아오지 않던 차에 우리 가족을 만난 그 목사님은 바쁜 우리를 잡고 너무나 길게 존 로스의 역사에 대하여 이야기하였습니다. 로스 목사는 에딘버러 대학을 졸업하고 스코틀란드의 고지대를 돌면서 복음을 전하는 내지선교사로 임명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중국 선교부로부터 급히 특별히 언어에 능력이 있는 선교사 한 사람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존 로스가 가장 적절한 인물로 선택되었습니다. 그러나 내지 선교부(Inland mission)는 그럴 수 없다고 하여 격론 끝에 마침내 더 필요한 곳이 선교지이니 선교사로 파송하도록 결정하였다는 것이 존 로스 목사를 배출한 교회 담임목사님이 찾아낸 역사였습니다. 감동이었습니다. 스코틀란드 장로교회 지도자들의 지혜로운 결정이 한국 선교를 앞당기고 성경적 교회를 세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입니다. 교회가 바른 결정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며 함께 지내는 동안 선친은 교회 건축 설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1,200평 정도의 건물을 지을 예정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때 두 가지 부탁을 드렸습니다. 교회당 건물을 그렇게 크게 지으면(당시는 매우 큰 교회당으로 보였습니다) 그 중의 일부는 사회봉사를 위하여 내 놓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교회가 자신 만을 위하여 건물을 크게 짓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닌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최근 들어 교회당을 리모델링하려 하면서 우리 교회 교육관 일부의 용도가 교육관이 아니라 노약자 시설 등으로 되어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 때 제 의견이 반영되었는지는 모를 일이나 우리교회는 건축당시부터 단순히 교회당으로만 사용하려 하지 않았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한 가지 주문은 반드시 장애인들을 위한 고려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장애인 화장실,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램프를 설치하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영국은 1980년대 당시에도 장애인을 위한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을 보고 우리도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실제로 당시 우리나라 건축물은 건축비를 절감하기 위하여 5층 이하에는 엘리베이터 설치가 의무화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1998년도에 지어진 고려신학대학원 신축 5층짜리 교수 사택에는 지금도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꺼번에 시장을 본 아내가 짐을 들고 오르내리면서 무척 고생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우리 교회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는 27년이 지난 지금도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 역사를 보니 교회당을 건축한지 8년이 지난 1999년, 교육관과 교역자 사택 500평을 짓기로 결정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슨 연유인지 건축은 무산이 되고 말았습니다. 18년이 지난 지금 다시 건축을 하려고 결정하고 시작하려 합니다. 88년 당시처럼 꼭 필요한 건축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가장 실용적이며 꼭 필요한 일만 진행했으면 합니다. 교육관을 새롭게 단장하여 말씀을 배우는 일에 열중하고, 동네 주민들에게 교제의 장소를 제공하고 동네의 남녀노소 누구나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곳을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영육 간에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모인 교회, 그렇게 지어져갈 것을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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